군만두와 15년 하면 뭐가 떠오르는가? 바로 올드보이다.
올드보이는 괴물같은 영화다. 사람 내면의 추악함을 필름에다 대고 그린 판화라고 할까. 성인이 되고서도 공포영화보다 찜찜했던 영화였다.
이 글은 그 올드보이의 초반부의 중요한 요소인 군만두에 대한 포스트이다. 부산에 볼 일이 있어 내려갔는데 부산역 길 건너에 차이나타운이 있고, 올드보이에 나온 군만두를 파는 곳이 있다길래, 점심도 먹을겸 올드보이 군만두를 찾아서 부산역 앞 길을 건넜다.
부산역 앞 차이나 타운은 한자, 키릴문자를 자주 볼 수 있는 곳이다. 부산항은 많은 사람과 많은 것을 들이고 내보낸다. 자연히 차이나 타운이지만, 차이니즈만 있지 않게 된다.
메뉴가 매우 많다. 요리류를 시키는 것은 다음을 기약하고, 나는 여기 온 이유인 군만두와 간짜장을 시켰다.
군만두와 간짜장이 나왔다. 군만두를 소짜를 시켰지만 꽤 많이 나왔다, 간짜장까지 먹으니 배가 딱 불렀다. 물론 나는 최대 식사량이 많으니 평균적인 식사량을 가진 분들 에게는 많을 것이다.
간짜장에 올려준 계란 후라이는 티없는 써니싸이드업이 아니라, 웍에서 주방장이 튀겨냈을법한 거친 모양이다. 하지만 모양이 모든 것을 말하지는 않는다. 언제는 파인다이닝의 에그베네딕트를 먹을때도 있지만, 언제는 사우나에서 구운 계란, 또 언제는 이런 계란을 먹을 때도 있다.
군만두는 15년은 안되겠지만 15일쯤은 군소리 없이 먹을 수 있겠다. 두툼하지만 그렇다고 피가 덜 익지 않고, 소의 육즙과 향을 붙들어 두고 있다. 7천원에 이런 군만두를 먹어보는 것도 좋다. 냉동 만두를 기름에 무신경하게 튀긴 군만두를 호소하는 메뉴와는 다르다. 속에 들어찬 소도 당면 일색이 아니라 고기와 야채가 알차다.
간짜장은 짭짤하지만, 거슬릴것 없는 짭짤함이다. 뭐 특별한 짜장면은 아니지만, 그것이 짜장면의 근-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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